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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페이지 내용 : 안전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물령망동 勿令妄動 과 양금택목 良禽澤木 임진왜란 당시 옥포해전에서 이순신이 병사들에게 내린 명령은 ‘물령망동’이었다. 어려운 일일수록 경거망동하지 말라하는 의미다. 또한 춘추좌씨전에 나오는 ‘양금택목’은 현명한 새는 나무를 가려 둥지를 튼다는 뜻이다. 만일의 위험에 대비해 조심하고 경계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 두 고사성어를 통해 유해·위험물질을 다루는 데 있어 사업주와 노동자 각자가 주의해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 알아본다. 이순신의 勿令妄動물령망동 “勿令妄動 靜重如山” “가볍게 움직이지 말고 태산처럼 신중하게 행동하라.”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의 첫 전투였던 옥포해전에서 그는 부하장수에게 엄하게 명령했다. “가볍게 움직 이지 말고 태산처럼 신중하게 행동하라!” 이순신은 이전까지 한 번도 일본 수군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부하들 못지않게 두렵고 당황하기 마찬가지였다. 그럼에도 자신의 작전과 명령 하나에 생사가 갈리는 군 장수들과 백성들을 염려해 더욱 굳건한 리더십을 보인 것이다. 이처럼 수적인 열세와 익숙하지 않은 상대와의 싸움을 앞두고 오히려 신중함을 잃지 않았던 이순신의 태도는 결국 승리를 가져왔고, 조선을 얕잡고 교만했던 일본군은 처참한 패배를 당할 수밖에 없었다. Story+ 고전에서 배우는 안전보건 글 안승국 참고 고전에서 배우는 안전보건 황규석 저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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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페이지 내용 : 양금택목, 이 말은 공자가 세상을 유랑할 때 위나라를 떠나며 남긴 말이다. 공자가 유세차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다가 위나라에 갔을 때의 일이다. 어느 날, 공문자가 대숙질을 공격할 계획을 세우고 공자에게 상의했다. 공자가 말했다. “제사 지내는 일에 대해서는 배웠 지만, 전쟁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습니다.” 그 자리를 물러 나온 공자는 제자들에게 말했다. “어서 수레에 말을 메어라” 이상하게 생각한 제자들은 그 까닭을 물었다. 공자는 한시라도 빨리 위나라를 떠나야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좋은 새는 나무를 가려 둥지를 튼다’라고 했다. 나무가 어찌 새를 택할 수 있겠느냐?” 자신이 머물 자리를 잘 선택하라는 공자의 이 명언은 직업이나 직장을 선택할 때에 명심해야 할 문구 이기도 하다. 위나라를 떠날 당시 공자의 처지는 좋은 편이 아니었다. 쉬운 말로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었던 것. 그럼에도 자신이 모실만한 군주의 덕이 보이지 않자 주저 없이 위나라를 떠난 것이다. 직장을 선택할 때 우선 생각하는 것은 급여나 복지, 평판, 회사의 규모 등일 것이다. 물론 이러한 요건도 중요하지만 이것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안전이다. 안전한 직장이라고 해서 유해위험이 아예 없는 직장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 유해위험을 잘 관리 하는 회사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위험한 화학물질도 관리를 잘하면 문제가 없다. 상대적으로 독성이 낮아도 안이하게 관리하면 비극이 발생한다. 2-브로모프로판 사건이 그렇다. 외국에서는 환기나 보호구 사용 등 관리를 잘 해서 별 문제가 없던 이 화학물질이 우리나라에서는 환기도 안 하고 쓰다가 노출된 33명의 노동자가 생식 독성 생리중단, 정자수 감소 등 등의 직업병 판정을 받았다. 직업 선택에 있어서 안전보건은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사항이다. 경계하고 조심해서 양금택목 해야 한다. 산업현장에서도 리더 즉, 경영진의 결정은 때때로 수많은 목숨을 앗아가는 끔찍한 재해로 이어지곤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1년 발생한 가습기살균제 사고이다. 당시 산모 4명이 원인불명의 폐질환으로 사망하며 시작된 이 사건은 옥시, 애경, SK케미컬의 전 대표이사들이 구속되고 전직 국회의원 보좌관과 환경부 공무원까지 불법 로비와 비밀누설 혐의로 구속이 되면서 마무리되었다. 그러나 피해자의 고통은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다. 2013년부터 2016년 까지 총 4차례에 걸쳐 피해신고를 접수받은 결과 피해자만 5,321명, 사망자가 무려 1,006명에 달했다. 산업안전보건법에는 화학물질 및 물리적 인자 등의 유해성위험성 분류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유해물질을 다루는 노동자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함이지만 더 나아가 화학물질의 잘못된 사용이 결국 소비자들의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사업주는 발암성 물질 같은 중대한 유해물질은 작업장 내 노출농도를 허용기준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현재 기술로 불가능하거나 천재지변 그리고 법에서 정한 임시 및 단시간 작업인 경우처럼 예외인 경우가 있지만 그럼에도 최대한 허용기준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화학물질은 잘만 쓰면 인류에게 엄청난 편익을 주지만 잘못 쓰면 그 폐해는 감당하기 힘들 수도 있다. 화학물질의 위험과 사용법이 복잡하고 어려울 수 있지만 물령망동하지 않고 정중여산 한다면 위험은 예방할 수 있다. 춘추좌씨전의 良禽澤木양금택목 “良禽澤木” “‘새는 좋은 나무를 가려 둥지를 튼다’라는 뜻이다. 즉, 현명한 사람은 자기 재능을 알아주는 훌륭한 사람을 가려서 섬긴다는 말이다,”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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